• 2025. 5. 19.

    by. goodppls

    활은 단순한 무기가 아닙니다. 조선시대 활은 무관의 상징, 왕실의 예기, 민간의 생존 도구였으며, 그 활을 직접 제작한 사람이 바로 궁장(弓匠)입니다. 궁장은 활의 탄성, 곡률, 재료의 수축률까지 계산해 완성하는 정밀 수공 무기 장인이었으며, 국방과 사냥, 궁술의 전통을 이끈 중요한 인물입니다. 본 글에서는 궁장의 정의, 활 제작 과정, 재료와 구조, 활의 쓰임새, 문헌 기록, 그리고 오늘날 전통 궁장의 계승 활동까지 소개합니다.

     


     

    목차

     


     

    1. 궁장이란 누구인가?

    궁장(弓匠)은 전통 활을 만드는 장인으로 조선시대에는 '국가 군기창(軍器廠)' 혹은 민간 공방에서 활을 제작했습니다. 조선은 활을 매우 중시한 국가로, 활 제작 기술은 곧 '무기 기술의 핵심'이었습니다. 궁장은 단순한 목공 기술자가 아니며, 복합 재료 공예, 물리학, 탄성학, 미적 균형 감각을 갖춘 기술자였습니다. 특히 궁궐에서 쓰이던 의례용 활, 무과 시험용 활, 군사용 활 등은 궁장의 실력에 따라 성능과 명성이 갈렸습니다. 궁장은 보통 '가업으로 전승되었고, 왕실에서는 특히 명궁장을 발탁해 궁기 제작을 전담시키기도 했습니다.

     

     

    2. 전통 활의 구조와 재료

    전통 활은 단일 재료로 제작되지 않으며,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천연 재료를 결합' 하여 완성합니다. 대표적인 조선식 복합궁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심재(중심) : 대나무, 물푸레나무 – 유연성과 복원력
    • 배면(앞면) : 소힘줄 – 탄성 보강
    • 등면(뒷면) : 물소 뿔 – 강력한 인장력 제공
    • 활손잡이(활대) : 목재로 보강하여 손목 보호
    • 도료 처리 : 아교, 옻칠 – 내구성 및 습기 방지

    이러한 구조는 활의 반발력과 발사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길이는 약 120~130cm, 중량은 300~500g' 정도로 무겁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위력을 자랑합니다. 재료는 모두 천연 소재여서, 습기, 온도, 보관 환경에 민감하며 이를 고려한 설계가 궁장의 기본 조건이었습니다.

     

     

    3. 궁장의 활 제작 공정

    전통 활의 제작은 보통 30~60일 이상 걸리는 고난도 공정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졌습니다.

    1. 재료 수집 및 가공 : 목재, 뿔, 힘줄 등을 각각 가공
    2. 아교 결합 : 각 재료를 접착력 강한 천연 아교로 층층이 붙임
    3. 압축 및 건조 : 활틀에 넣고 수일간 압축 유지하며 고정
    4. 형태 조정 : 굴곡, 곡률 조절로 활의 힘 분산 설계
    5. 옻칠 및 표면 마감 : 습도 방지와 시각적 균형 확보
    6. 줄 매기 및 시험 사격 : 시위를 걸고 활의 직진성 테스트

    궁장은 활의 양팔 길이, 굴곡의 대칭, 시위 위치까지 0.1mm 단위로 조율해야 하며, 한 치의 틀어짐도 활의 사거리와 명중률에 영향을 주는 정밀 작업이었습니다.

     

     

    4. 활의 용도와 사회적 의미

    활은 단순한 무기를 넘어 조선 사회에서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 군사용 무기 : 보병과 기병의 주요 무기로 채택
    • 무과 시험 : 활쏘기는 필수 평가 항목 (백보 사정거리)
    • 사대부 교양 : 신체 단련과 정서 수양의 도구
    • 왕실 의례 : 시위례, 활쏘기 제례에 사용
    • 민간 생계 수단 : 사냥 및 호신용

    <국조오례의>에는 "왕세자는 활쏘기를 배워야 하며, 활은 곧 인(仁)의 상징이다."라는 구절이 있어 활이 단순한 병기를 넘어 도덕과 품격의 상징으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통 활을 만든 장인 - '궁장'의 정교한 기술

     

    5. 문헌 속 궁장의 기술과 평가

    궁장과 활 제작은 다음과 같은 문헌 속에서 중요한 기술로 기록됩니다.

    • <무예도보통지> : 활의 구조, 종류, 발사법, 보관법 등 상세 설명
    • <세종실록> : "아무개 궁장 제작 활, 시험사거리 300보라고 하니 가히 특상이라 하라."
    • <조선왕조실록> : 활 제작 실패로 인한 문책, 궁장 이름 기록 다수 존재

    이처럼 활의 품질은 국가 안보와 무관 시험 성패에 직결되었기에, 궁장은 실력이 부족하면 파직, 우수하면 포상을 받는 공식 기술자로 인식되었습니다.

     

     

    6. 현대 국궁과 전통 궁장의 계승

    오늘날 궁장의 전통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 활 제작 기술 전승자 지정
    • 국궁장 및 활터 운영 : 전통 국궁체험과 강습 진행
    • 장인 공방 운영 : 수제 전통 활과 시위 제작
    • 활과 문화 콘텐츠 : 활의 구조·역사를 다룬 전시·책자 제작

    전통 활은 단지 무기가 아니라, 몸과 정신을 수양하는 도구, 전통 기술의 집약체로서 현대에도 국궁 스포츠, 전통 무기 전시, 활쏘기 명상법 등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맺음말

    1. 궁장은 조선시대 활을 제작한 전통 장인으로, 군사·의례·정서적 수양을 위한 핵심 기술자였습니다.
    2. 대나무, 소뿔, 힘줄 등을 복합 가공해 정교한 탄성과 곡률을 갖춘 활을 제작했습니다.
    3. 오늘날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활터와 국궁 문화 속에서 기술이 계승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