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5. 17.

    by. goodppls

    "엿 사세요!!" 맑은 소리의 징 울림과 함께 골목골목을 누비던 엿장수는 단순한 거리 장수가 아니었습니다. 조선 후기로 넘어오며 점차 민중 속 간식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엿장수'는, 전통 방식으로 엿을 제조하고 판매하며 유통을 책임지던 상인 겸 기술자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엿의 기원, 엿장수의 기술과 장비, 엿의 종류, 판매 방식, 문화적 의미,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 엿 문화의 계승 사례를 소개합니다.

     


     

    목차

     


     

    1. 엿장수란 누구인가?

    엿장수는 전통 방식으로 엿을 만들어 골목과 시장을 돌며 판매하던 이동 상인 겸 식품 제조 장인입니다. 조선 후기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으며, 단맛이 귀하던 시절 아이들과 서민의 간식 문화를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찹쌀·조·옥수수 등 곡물을 삶아 엿기름으로 당화 시키고 이를 오랜 시간 졸여 '엿기, 조청, 강정 등 다양한 당과류'를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엿장수는 '엿 징(쇠징)' 소리를 내며 마을을 돌았고, 엿을 먹고 싶던 아이들은 소리만 듣고도 반가워 뛰어나오곤 했습니다. 이 소리는 단순한 장사 도구를 넘어 '어린 시절 향수와 동네 공동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2. 전통 엿의 기원과 조선시대 배경

    엿은 고려시대부터 사용된 기록이 있으나, 본격적인 제조 기술과 대중 유통은 조선 중기 이후 활성화되었습니다. 전통 설탕이 귀하던 시절, 엿은 다음과 같은 목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 간식 : 아이들과 서민층의 저렴한 당 보충 식품
    • 약용 : 기침, 목 건조, 체력 보강에 효과
    • 의례 : 제사 음식, 혼례 떡강정의 재료
    • 선물 : 손님 접대 및 세시 풍속 음식

    <동국세시기>에는 '정월 대보름에 조청을 끓여 먹는 풍습', <임원경제지>에는 '엿을 고는 방법과 보관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이로 보아 엿은 조선 후기 민속 먹거리로 널리 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통 설탕과 과자 제작 - '엿장수'의 달콤한 이야기

     

    3. 엿 만드는 기술과 도구

    전통 엿은 다음과 같은 공정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1. 곡물 삶기 : 찹쌀, 조, 수수 등을 푹 삶음
    2. 당화 : 엿기름을 넣고 일정 온도에서 단맛 발생
    3. 졸이기 : 거름망에 밭은 후 큰 가마솥에서 6~8시간 졸임
    4. 굳히기 : 끈적한 액체를 식혀 엿기, 엿판, 강정으로 활용

    주요 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큰 가마솥 : 엿을 장시간 고는 데 사용
    • 엿주걱 : 졸일 때 저어주는 나무 주걱
    • 징 : 판매 시 소리로 신호를 알리는 금속 타악기
    • 엿틀 : 정형화된 모양으로 굳히는 나무틀

    이 기술은 단순한 요리가 아닌, 온도 조절, 당화 원리, 보관 기술이 결합된 전통 발효 기술에 가깝습니다.

     

    4. 엿장수의 유통 방식과 징 소리 문화

    엿장수는 엿을 만들어 지게나 손수레에 싣고 마을을 돌았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징 또는 방울이었으며, '그 소리로 도착을 알리고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엿의 판매 방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조각 단위 판매 : 엿판을 일정 크기로 잘라서 판매
    • 바꾸기 거래 : 고물, 병뚜껑, 병 등과 맞바꾸는 형태도 존재
    • 지역 장터 판매 : 엿만 전문으로 파는 ‘엿포대’도 있었음

    엿징은 단순한 소리 도구를 넘어 '동네의 일상적인 소리 풍경'이 되었고, 마치 아이들에게는 '이동식 간식차'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른들도 엿을 사서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세대 간 정과 놀이가 오가는 매개체로 활용되었습니다.

     

    5. 문헌과 민속 속 엿장수의 이미지

    엿과 엿장수는 다양한 기록과 예술 속에서 등장합니다.

    • <조선의 풍속> : "시골 장터마다 엿장수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징소리로 아이들을 부른다."
    • <판소리와 야담> : 장터의 유쾌한 인물로 묘사, 때론 교훈의 상징
    • <풍속화> : '엿장수와 아이들' 장면이 자주 등장

    또한 속담과 언어에서도 엿은 자주 등장합니다. "엿 바꿔 먹었다." → 소중한 걸 싸게 넘겼다는 뜻의 속어와 같은 말은 엿이 그 시대의 대중화된 먹거리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6. 현대의 전통 엿 계승과 의미

    오늘날에도 전통 엿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 전통시장 엿방 : 조청, 엿기, 강정 등을 직접 만들어 판매
    • 전통 엿 시연 : 민속촌, 향토박물관 등에서 엿 뽑기 체험 제공
    • 무형문화재 지정 : 일부 지역은 전통 엿 제조법을 보존
    • 디저트 산업 연계 : 엿을 활용한 젤리, 초콜릿, 디저트 재해석

    엿은 이제 단순한 간식이 아닌, '전통 발효식품, 지역 특산물, 민속 콘텐츠'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으며, 그 속에는 민중의 지혜와 정서, 기술이 살아 있습니다.

     


     

    맺음말

    1. 엿장수는 조선 후기부터 등장한 전통 엿 제조자이자 이동 판매자로, 민중의 간식 문화를 이끈 장인이었습니다.
    2. 엿은 발효와 졸이기를 거치는 고난도 전통 기술로 만들어졌으며, 징 소리로 마을과 정서를 이어주었습니다.
    3. 오늘날에도 전통 엿 문화는 민속 콘텐츠와 디저트 산업 등에서 계승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