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5. 14.

    by. goodppls

    고속도로도 기차도 없던 시절,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책임졌던 것은 바로 말과 마차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말을 다루던 전문가, '마부(馬夫)'가 있었습니다. 마부는 단순히 짐을 실어 나르던 사람이 아니라, 왕실의 가마를 운전하고, 사신의 길을 인도하며, 통신과 교역의 실무를 지탱한 핵심 교통 인력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부의 정의와 역할, 사용하는 장비와 기술, 사회적 위상, 기록 속 활동, 그리고 오늘날 운송직업과의 연관성까지 살펴봅니다.

     

    말을 관리하던 교통의 핵심 - '마부'의 지위와 기술

     


     

    목차

     


     

    1. 마부란 누구인가?

    마부(馬夫)는 말을 직접 운전하고 관리하던 사람으로, 조선시대의 교통·운송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일반적인 ‘마차꾼’이라는 이미지 외에도, 마부는 역참제도(驛站制度), 봉수통신, 사신 접대, 궁중 운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습니다. 조선 초부터 말은 국가의 전략 자산이었고, 마부는 말을 다룰 줄 아는 특수 기술 인력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일부는 역졸(驛卒)과 겸직하거나, 관속(官屬)으로서 관청의 공식 마차를 운전하기도 했습니다. 민간에서도 장터 마차꾼, 혼례 마차 마부, 약장수 마차 담당자 등 다양한 형태로 마부가 존재했습니다.

     

    2. 조선 교통 체계와 마부의 위치

    조선시대 교통은 사람, 말, 수레가 중심이었고, 이 모든 운송 수단을 통제하고 운영한 주체가 마부였습니다. 마부는 다음과 같은 체계 속에서 활동했습니다.

    • 역참(驛站) : 공무 통신과 인사이동의 거점. 마부가 말과 마차를 관리함
    • 봉수로 : 군사 정보 전달을 위한 통신망. 긴급 운송 시 마부 동원
    • 사신 행렬 : 외국 사절단의 수행, 마차 정비 및 이동 조율
    • 궁중 운송 : 왕실 연행이나 혼례 시 말수레 운전

    <대전회통>에 따르면, 마부는 각 도별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국가 물류의 핵심을 지탱한 실무 인력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지역 간 왕래가 잦았던 후기로 갈수록 마부의 수요와 기능은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3. 마부의 기술과 장비 운용 능력

    마부는 단순히 말을 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숙련되게 다룰 수 있어야 했습니다. 주요 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마차 제어 기술 : 끈을 당기는 힘, 방향 제어, 제동 기술
    • 말의 상태 파악 : 말의 피로, 질병, 식성, 습성 이해
    • 장구 운용 능력 : 안장, 마구(馬具), 수레 부품 조정
    • 야간 운전 : 봉화로, 촛불, 달빛 등 조명 아래 운행
    • 말 관리 및 응급 처치 : 말 다리 접질림 시 대응법 등

    특히, 산길·비탈길 운행, 강가 도강, 진흙길 회피 등은 고난도 기술을 요했으며, 마부는 노선과 지형에 대한 이해와 상황 판단 능력이 필수였습니다.

     

    4. 마차 운전의 실제와 위험 요소

    조선시대 도로는 포장되지 않은 비포장 흙길이 대부분이었고, 계절별 기후 변화와 지형적 험난함으로 인해 마차 운전은 늘 위험을 동반했습니다.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말의 탈주 : 갑작스러운 소리나 동물 출현으로 인한 돌발
    • 차륜 고장 : 수레바퀴 부러짐, 축 고장, 연결끈 끊김
    • 강 건너기 : 말이 겁을 먹고 도강 실패 시 익사 위험
    • 도적의 습격 : 외딴 길목에서 수레를 노리는 산적 출몰

    마부는 위기 시 재빠르게 말을 진정시키고, 마차를 정지시키는 순발력이 필요했으며, 왕실이나 사신의 마부는 특히 목숨을 걸고 운전하는 책임감을 요구받았습니다.

     

    5. 문헌 속 마부의 기록과 사례

    마부에 대한 기록은 다양한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승정원일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등장합니다.

     

    "영의정 행차에 마차가 갑자기 요동하자, 마부 아무개가 말고삐를 단숨에 틀어 인명 피해를 막았으니 하사금 하교함."

     

    또한, <조선후기 교통제도 연구>에는 "봉수 체계가 무너졌을 때, 마부를 통해 긴급 공문을 보냈다."는 기록이 실려 있어 마부가 비상시 통신 담당자로도 활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지도나 풍속화 속에도 '말 끌고 가는 마부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며, 마부는 일상의 그림자 속 노동자이자, 사회 기반을 지탱한 실무 전문가로 존재했습니다.

     

    6. 현대 운송업과 마부의 유산

    마부는 오늘날의 버스기사, 택배기사, 철도 기관사, 특송 담당자와 유사한 기능을 가졌으며,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승되거나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 전통마차 체험 프로그램 : 민속촌, 한옥마을에서 마부 복식과 체험 제공
    • 드라마·사극 속 등장 : 왕실 가마 운전, 사신 수행 마부 재현
    • 교통사 연구 : 한국 운송업 발전사를 다룬 콘텐츠에서 핵심 사례
    • 전통 축제 퍼레이드 : 의장차, 말 수레 마부 복원 출현

    단순한 보조 인력으로 보였던 마부는 실제로는 국가의 교통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움직인 전문가였으며, 그 유산은 오늘날 현장 운송 노동자와 필드 전문가의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맺음말

    1. 마부는 조선시대 말을 운전하고 관리하며 교통, 통신, 왕실 운송의 실무를 책임졌던 교통 전문가였습니다.
    2. 말과 마차를 다루는 고도의 기술, 지형 이해, 위기 대응 능력이 요구되는 직업이었습니다.
    3. 오늘날 운송직업군의 뿌리로 재조명되며, 전통 축제와 교육 콘텐츠 속에서 계승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