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4. 25.

    by. goodppls

    조선시대 마을 입구에 우뚝 솟아 있는 목조 조각상, 바로 장승(長丞)입니다. 장승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경계 표시였으며, 이를 정성껏 깎아 새긴 장인이 바로 장승장이었습니다. 장승장은 거대한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예술가이자 민속의 실천자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장승장의 정의와 역사, 장승 제작 과정, 장승의 기능, 종교와의 관계, 그리고 현대적 계승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목차

     


     

    1. 장승장이란 누구인가?

    장승장은 나무나 돌에 사람 얼굴과 글씨를 새겨 장승을 제작하는 전통 조각 장인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마을 행사나 제례, 관청의 요청에 따라 장승을 깎아 마을 입구나 사찰 앞에 세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장승장은 단순한 조각가가 아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잡귀를 쫓고, 복을 부르는 신물(神物)을 만드는 사람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목공이나 석공 기술을 지닌 장인이었으며, 풍수와 민속신앙에 대한 이해를 갖춘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부 장승장은 무당, 풍수사와 함께 의례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마을의 수호자 - 나무에 혼을 입히는 '장승장이'

     

    2. 장승의 기원과 조선시대의 역할

    장승의 기원은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으로 추정되며, 초기에는 이정표, 경계 표시, 제의용 기물로 기능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장승이 다음과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 마을 수호 : 악귀와 전염병, 재앙을 막는 수호신
    • 경계 표시 : 행정구역, 마을 경계, 사찰 구역 표시
    • 교통 안내 : '이곳에서 한양 몇 리' 등의 거리 표기
    • 신앙 대상 : 마을 공동체가 제를 지내는 신목(神木)

    특히 장승은 조선 후기 서민 중심 신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자연 숭배, 조상 숭배, 잡귀 신앙 등 다양한 믿음을 담는 상징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3. 장승 제작의 재료와 조각 과정

    장승장은 주로 다음과 같은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 목재 : 느티나무, 소나무, 참나무 등 오래된 큰 나무
    • 석재 : 화강암, 사암 등의 단단한 돌

    장승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나무 선정 : 기운이 강하고 마을과 어울리는 수령이 긴 나무를 고름
    2. 껍질 제거 : 벌레 먹은 부분을 도려내고 표면을 다듬음
    3. 얼굴 조각 : 눈, 코, 입, 수염 등 특징적인 얼굴을 조각
    4. 문자 새김 :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남근대장군' 등 글귀를 정교하게 새김
    5. 주술적 장식 : 입에 줄을 물리거나, 이마에 부적 문양을 새기기도 함
    6. 세우기 의식 : 풍수에 맞게 방향을 잡고, 마을 제관과 함께 제를 지냄

    이 과정에는 단순 조각 기술뿐 아니라 공동체의 염원과 민속적 상징성이 담겨야 했기에, 장승장의 역량은 마을 사람들의 믿음과 직결되었습니다.

     

     

    4. 장승에 담긴 상징과 기능

    장승은 단순히 눈, 코, 입이 있는 나무가 아닙니다. 하나하나에 신앙, 의례, 사회 질서가 담긴 기호적 존재입니다. 대표적인 장승 글귀와 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천하대장군 : 하늘의 기운으로 악귀를 쫓음
    • 지하여장군 : 땅의 기운으로 재앙을 막음
    • 동제장군 : 동네 제사 전용 장승
    • 남근 장승 : 다산, 풍요, 자손 번창의 상징

    장승은 제례 시 제물과 술을 바치는 대상이었으며, 아이가 태어나면 장승 앞에 기도하고, 전염병이 돌면 장승에 금줄을 치기도 했습니다. 이는 장승이 단순 나무 조형물이 아닌, 마을을 연결하는 영적 기둥이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5. 문헌과 민속 속 장승장

    <승정원일기>, <동국여지승람>, <택리지> 등에는 장승을 세운 기록과 함께 장승장의 역할도 간접적으로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전염병이 퍼지자 장승을 세웠다는 기록,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장승제를 지냈다는 내용 등은 장승장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문헌입니다. 민속 설화나 구전 전승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 장승장이 꿈에서 마을 수호신을 만나 장승을 새겼다는 설화
    • 장승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마을에 재앙이 닥쳤다는 민담
    • 장승장에게만 전해지는 조각 순서와 주술적인 의식

    이러한 이야기들은 장승장이 단지 손재주 좋은 목공이 아니라, 영적 감각과 공동체 책임감을 가진 인물로 인식되었음을 의미합니다.

     

     

    6. 현대 장승문화와 장인의 계승

    오늘날 장승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78호 '장승장'으로 지정되어 전통 조각기술과 민속신앙의 계승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장승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 전통 마을 복원 사업의 상징물로 설치
    • 민속축제에서의 장승 깎기 시연
    • 관광지, 공원, 문화시설에 조형예술로 전시
    • 학교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제작법 전수

    젊은 조각가들 중 일부는 장승을 현대 조각, 설치미술, 퍼포먼스로 재해석하며, 민속 예술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장승장은 지금도 나무에 혼을 불어넣는 사람으로, 공동체의 안녕과 기억을 새기는 조형 예술가로 남아 있습니다.

     


     

    맺음말

    1. 장승장은 조선시대 마을 입구에 수호신인 장승을 조각해 세우던 전통 장인입니다.
    2. 장승은 마을의 안녕, 경계 표시, 종교적 상징까지 다양한 의미를 지닌 민속 조형물이었습니다.
    3. 오늘날에도 장승장은 무형문화재로서 계승되며, 전통 예술과 신앙의 가치를 현대에 전달하고 있습니다.